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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제국과 금속 화폐의 등장: 로마·중국·한반도 화폐의 진화

뒈쥐털빠운쓰 2025. 6. 28. 19:16

고대 문명에서의 ‘돈’은 금속덩어리 혹은 곡물의 무게로 교환되던 시대를 지나, 이제 제국의 권력과 통치력이 반영된 **‘주화(鑄貨)’**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인류사에 깊은 흔적을 남긴 세 문명, 로마 제국, 중국, 한반도에서의 금속 화폐 발전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 로마 제국: 화폐로 다스린 제국

로마의 첫 화폐, 에스(As)

기원전 3세기경, 로마는 청동으로 만든 주화인 **As(에스)**를 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로마는 아직 은, 금보다는 청동을 주재료로 삼았고, 화폐의 무게에 따라 가치가 달랐습니다.

  • As = 약 300g의 청동
  • 가치 단위가 되는 ‘파운드(libra)’ 개념에서 발전
  • 무게 기준의 화폐 체계에서 점차 ‘모양과 도안’ 중심 화폐로 변화

은화 **데나리우스(Denarius)**의 시대

기원전 211년경부터 은화인 데나리우스가 등장하면서 로마 경제는 대중화폐 시대로 전환됩니다.

  • 1 데나리우스 = 로마 병사의 일당
  • 정교한 조각 도안으로 ‘황제의 얼굴’과 ‘국가 상징’을 넣음
  • 로마 전역은 물론, 정복지에서도 유통될 정도로 국제화폐 수준

화폐 = 권력의 상징

로마 황제는 자신의 통치 기간 동안 새로운 도안을 발행하며 ‘정통성’을 홍보했습니다.
화폐는 단순한 경제 수단이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 도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 중국의 금속 화폐: ‘화폐의 진화 실험장’

칼돈, 조개화폐를 지나 **도전(刀錢)**과 **포전(布錢)**으로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형태의 고대 화폐를 실험한 문명 중 하나입니다.

  • 도전(刀錢): 칼 모양의 화폐, 춘추전국시대 북부에서 사용
  • 포전(布錢): 농기구 모양의 화폐, 중원과 남부 지역에 유행

이들 화폐는 실제 도구에서 유래했으며, 그 지역의 경제 구조와 사회 문화가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진나라의 화폐 통일: 반량전(半兩錢)

기원전 221년, 진시황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후, 화폐 단위도 ‘반량전’으로 통일했습니다.

  • 원형에 네모난 구멍이 있는 구조(後에 ‘전형적 중국 주화’로 정착)
  • 무게가 6g으로 일정
  • 국가 권력에 의해 ‘표준화된 화폐’가 사용되기 시작한 상징적 사건

한나라 이후: 오수전과 화폐 관리

한나라 시기부터는 **오수전(五銖錢)**이라는 이름의 구리화폐가 사용되었고, 이 전통은 명나라까지 이어집니다.

  • 오수전: ‘5수(1수는 약 0.65g)’ 무게의 동전
  • 중앙 정부가 주조하고, 위조 방지를 위한 규정이 엄격해짐
  • 화폐는 국가가 발행하는 공적 가치 단위로 자리잡기 시작

🇰🇷 한반도: 고조선부터 삼국시대까지의 화폐 흔적

초기에는 ‘화폐 없는 사회’였던 한반도

고조선과 초기 삼국시대까지는 별도의 화폐 없이 물물교환 또는 곡물 단위가 경제 활동의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중국의 화폐가 국내에서도 통용되기 시작합니다.

삼한 시대 유물: 중국 동전의 유입

  • 경남, 충청 지역 고분에서 한나라 오수전, 진나라 반량전이 다수 출토
  • 이는 ‘공식 화폐는 없지만’, 무역이나 상류 계층 사이에서의 화폐 유통이 있었다는 증거

통일신라의 **‘성덕대왕신종’**과 금속 활용

비록 신라는 화폐를 본격적으로 주조하지 않았지만, 청동과 금속 가공 능력이 뛰어나 조세 및 물물거래에 그 기술을 응용했습니다.


📊 고대 금속 화폐의 특징 비교표

제국/문명화폐 명칭주재료특징시대
로마 제국 데나리우스 병사 일당 단위, 황제 도안 BC 211~AD 300
중국 진나라 반량전 청동 화폐 단위 통일, 전국 통용 BC 221~206
한나라 오수전 청동 무게 기반 규격화 BC 118~AD 200
한반도 (삼한) 오수전 (중국 화폐 수입) 청동 무역·교류 중심 BC 100~AD 300
 

🧠 화폐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고대의 화폐는 단지 물건을 사고팔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습니다.
그 시대를 지배한 권력, 문화, 경제 체계까지 함축하고 있었죠.

  • 로마의 은화: 제국의 통치력과 정통성을 상징
  • 중국의 전형 동전: 질서와 표준화를 통한 권력 통합
  • 한반도의 화폐 유입: 외부 문명의 영향과 내부 적응의 흔적

🔚 마무리하며: 주화의 탄생은 새로운 경제 시스템의 시작

‘돈’이라는 개념은 이 시기부터 국가와 권력의 통제를 받는 제도적 장치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고대 제국들은 단지 화폐를 만들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세금을 걷고, 군대를 움직이며, 사회 질서를 유지했죠.

다음 편에서는 중세의 돈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봉건제, 길드, 상업혁명 속 화폐 변화를 중심으로 한 시대의 경제 풍경을 조명할 예정입니다.